요즘 1달러에 1400원이 넘는 고환율 시대, 해외 ETF 투자자들은 주식 가격과 환율 변동을 동시에 신경 써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ETF 상품명에 붙은 (H)나 (UH) 표시가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그래서 오늘은 환노출과 환헤지 ETF의 차이점과 투자 전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환노출과 환헤지 ETF의 차이점과 투자 전략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1500원을 찍을 수 있다는 소식에 많은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방어 조치에도 불구하고, 12.3 내란 사태의 여파로 환율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습니다. 해외시장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보유한 투자자라면 이러한 환율 변동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많을 것입니다. 요동치는 환율 속에서 달러 관련 상품, 특히 환노출 ETF에 관심이 모이고 있는 가운데, 오늘은 환노출과 환헤지 ETF의 차이점과 투자 전략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ETF의 환헤지와 환노출 기본 개념
환헤지의 개념은 사실 간단합니다. ETF 상품을 찾아보다 보면 상품명 맨 뒤에 ‘(H)’가 붙은 상품을 볼 수 있는데, 이 H는 헤지(Hedge)의 약자로 환율을 차단한다는 의미입니다. 해외 지수를 따르는 ETF의 경우 환율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로 인해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환헤지 상품은 환율에 따른 영향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종목의 가치 변동만으로 수익률이 결정됩니다.
반면에 상품명 뒤에 ‘(H)’가 붙어있지 않거나, ‘(UH)'(UnHedge)가 붙어있다면 이는 환율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 ‘환노출’ 상품입니다. 환노출 상품은 환율 변동으로 인해 추가적인 이익을 볼 수도 있고, 반대로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즉, 환헤지와 환노출 ETF의 차이는 환율이 투자에 이로운지 불리한지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환노출 ETF에 쏠리고 있는 이유는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같은 지수를 따르는 상품이라도 환헤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이 2배 이상 크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 해외 ETF와 달리 국내 ETF는 모든 종목이 원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헤지 개념이 없습니다.
고환율 시기의 환노출 ETF 수익 구조
고환율 상황에서 환노출 상품의 수익률만 높아지는 이유를 예시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같은 지수를 따르는 ETF이지만 갑돌이는 환헤지, 갑순이는 환노출 ETF에 각각 1000만 원씩 투자했고, 매수 시점에 1달러당 1000원이었던 환율이 매도 시점에 1100원으로 올랐다고 가정해봅시다.
지수가 10% 오르는 경우:
- 갑돌이(환헤지)의 수익률은 지수를 따라 그대로 10%입니다. 따라서 1100만 원을 돌려받게 됩니다.
- 반면, 갑순이(환노출)는 지수 상승률에 환율 상승률을 곱한(1.1 × 1.1 = 1.21) 21%의 수익으로 총 1210만 원을 받게 됩니다.
지수가 10% 내려가는 경우:
- 갑돌이는 그대로 10% 손실, 즉 900만 원을 돌려받아 100만 원의 손해를 보게 됩니다.
- 반면, 갑순이는 환율 상승분으로 손해를 일부 상쇄해 990만 원을 돌려받게 되어(0.9 × 1.1 =0.99) 10만 원만 손해를 보게 됩니다.
이러한 원리로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는 환헤지 ETF보다 환노출 ETF의 수익률이 더 높아집니다. 또한 환헤지 상품은 환율 변동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연 2~3% 정도의 운용보수가 추가로 발생합니다. 위 예시의 경우 갑돌이는 매년 20~30만 원을 추가로 내야 하는 것입니다.
환노출 ETF의 한계점
이렇게만 본다면 환헤지 ETF의 장점이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이는 환율이 오를 때만 해당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앞선 예시에서 환율이 매도 시점에 900원으로 내려갔다고 가정해봅시다:
지수가 10% 오르는 경우:
- 갑순이(환노출)는 1.1 × 0.9 = 0.99, 즉 99%의 수익률로 갑돌이보다 110만 원 적은 990만 원만 돌려받게 됩니다.
지수가 10% 내려가는 경우:
- 갑순이는 0.9 × 0.9 = 0.81, 즉 81%의 수익률로 810만 원을 돌려받게 되어 갑돌이보다 90만 원 더 큰 손해를 입게 됩니다.
환율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해 어떤 조언을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현 상황에 맞는 ETF 투자 전략
① 환율 상승 정체 시나리오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더라도 환헤지 ETF가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환율이 1500원을 넘어 더 오르지 않고, 1300~1400원대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면 환율을 고정해 놓는 환헤지 상품의 수익률이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② 환율 하락 가능성과 대응
장기투자 관점에서 볼 때 일반적으로 환헤지보다는 환노출 ETF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환헤지 상품의 의미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앞으로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단기투자를 고려한다면 환헤지 ETF 투자 전략이 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③ 포트폴리오 분산 접근법
무엇보다 환헤지와 환노출 상품을 적절히 분배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가장 추천되는 방법입니다. 한 가지 상품에만 투자하기보다는, 환율 상황을 유심히 살펴보고 적절한 ETF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④ 달러 연계 상품 직접 투자
ETF를 통한 환테크를 본격적으로 하고 싶다면 달러화 가치와 연계된 상품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달러 가치 변동에 따른 위험성이 더 크기 때문에 환율 흐름을 더욱 유심히 지켜봐야 합니다.
향후 환율 시나리오 분석
지난해에도 환율이 요동치며 누구도 확실한 예상을 내놓지 못했던 만큼, 올해 환율 전망 역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① 원화 강세 시나리오
- 국내 7개 증권사는 한국 기준금리와 미국 기준금리의 차이가 점차적으로 줄어들며, 하반기로 갈수록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 평균 1300원 선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 이 예측이 맞다면 환헤지 ETF가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② 현 환율 유지 시나리오
- 반면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3분기까지 1400원대 고착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 12.3 내란 사태 이후 계엄·탄핵 정국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이어지자, 1300원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수정한 것입니다.
- 이 경우에는 환노출 ETF가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③ 추가 환율 상승 시나리오
- 금융계에서는 환율이 결국 1500원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 트럼프 2기의 정책 불확실성 등을 고려했을 때, 올해 상반기에 환율이 더욱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 이 시나리오에서도 환노출 ETF가 더 유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론적으로, 환율의 변동성이 큰 현 시점에서는 하나의 전략에만 의존하기보다 자신의 투자 기간과 위험 감수 성향에 맞게 환헤지와 환노출 ETF를 적절히 조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투자 방법일 것입니다.
오늘은 환노출과 환헤지 ETF의 차이점과 투자 전략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환율 변동이 심한 시기일수록 이러한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투자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이 자신의 투자 성향과 목표에 맞는 ETF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